▲ 박 대통령 대국민사과 "최순실 도움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순실 의혹'에 관해 대국민사과를 하는 모습을 여의도 정치권에서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대통령 연설문 사전유출' 의혹 인정하며 고개 숙여, 그러나 납득 힘든 변명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대통령 연설문 사전유출'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에 대한 수사나 처벌, 그리고 이번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청와대 비서진 교체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최씨의) 도움을 받은 적 있다"면서 "취임 후에도 일정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물은 적은 있으나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민 여러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논란을 더욱 부를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스스로 '연설문 사전유출' 의혹의 '주체'라고 밝힌데다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등 최씨와 연루된 의혹들에 대해서는 일절 거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Jtbc의 지난 24일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은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취임 후 2년까지도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되지 않았다는 납득하기 힘든 설명을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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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2016년 10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사과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제 입장을 진솔하게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시다시피 선거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습니다. 

최순실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 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의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두었습니다.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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