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 제주도청 특강 "제주 시민단체 발상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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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
문재인 정부 5년 국정과제를 설계한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제주 특강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골프장 지방세를 없애야 한다고 주문했고, 카지노와 관련해서는 내국인 출입도 허용하는 '내국인카지노'를 해야 제주관광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은 28일 오전 11시 제주도청에서 간부공무원을 대상으로 '문재인 정부 국정철학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특강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 비전과 목표, 20대 전략, 100대 과제 등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는 국정과제에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공약이 대부분 포함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제주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4.3의 완전한 해결을 국가가 책임지고, 강정 갈등 해소를 위해 구상권 철회, 평화대공원사업을 명시했다"며 "국정과제에 국립공원 확대 지정, 하논분화구 복원, 송배전선 지중화 등도 포함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해 시장직선이나 자치단체 부활을 도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며 "제주 제2공항과 제주 신항만 건설 역시 100대 과제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특강을 거의 마칠 무렵에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면서다. 개인 의견이라고 하지만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았고, 노무현 정부에서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을 역임한 인사여서 발언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제주도는 아시아 천혜의 관광지로, 중국인 80%가 평생 꿈이 제주에 가보는 것일 정도로 대한민국의 보물섬"이라며 "제주도 관광산업이 더 발전하려면 볼거리 뿐만 아니라 놀거리, 먹을거리도 더욱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조정실장 당시 우근민 지사와 협의해서 내국인면세점을 만들어 주고 골프장 국세를 면제했다"며 "당시 우 지사에게 골프장 지방세를 완전히 없애라고 요청했고, 우 지사는 없애겠다고 약속했는데 10년이 넘도록 지키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제주에 골프장 숫자가 크게 늘어났지만 요금은 육지와 다를 바 없다. 동남아나 일본에 비해 비싸서 골프관광객이 오지 않고 있다"며 "제주도가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지방세 폐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기재부 세제실에 빽까지 동원해서 내국인면세점을 허용해 줬고, 1년에 1000억원 이상 수익을 얻고 있다"며 "골프장 지방세를 내려야 한다. 주말에 제주도골프장이 5만원 수준이면 골프관광객이 일본이나 동남아를 가라고 해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찬반 논란이 많은 내국인카지노에 대해서도 제주도가 영종도에 앞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 어떤 관광지를 가도 내국인을 못들어가게 하는 관광지는 없다"며 "제주도민들이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관광특별자치도가 돼야 한다. 그럴려면 내국인이 들어가야 한다. 다만 강원도(강원랜드)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문제를 막기 위해서 출입료로 1인당 30만원을 받아야 한다"고 구체적 방안까지 제시했다.

그는 "내국인이 들어오게 해줘야 제주도가 마카오보다 못한 게 뭐 있나"며 "앞으로 영종도에 카지노가 열렸을 때 제주도가 내국인 출입을 놓고 영종도와 경쟁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제가 알기론 제주도 시민사회단체에서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주도는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놀거리가 있는 관광지가 성공한다"고 거듭 내국인카지노 추진 당위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도민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내국인 카지노는 역대 도정에서 숱한 논란을 겪은 끝에 우근민 지사가 영리병원과 함께 논의 중단을 선언했다. 전임 김태환 지사 당시 추진 과정에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원희룡 도정 들어서는 외국인 카지노를 둘러싸고도 각종 논란이 일 만큼 카지노는 그 자체로 도민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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