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사] 신규 택지개발 후보지 발표 수차례 연기 끝에 보류...의원들 "예측불허 행정"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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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아라 도시개발사업 지구. 
신규 택지개발 후보지 발표가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원희룡 도정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는 18일 오전 제355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 도시건설국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감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신규 택지개발' 문제였다.

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을 중심으로 신규 택지개발 후보지 발표를 늦추면서 행정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기철 의원(화북동)은 "2015년 10월 원희룡 지사께서 2016년에 신규 택지개발 후보지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행정시에서 용역을 마치고, 올해 4월 발표한다고 했다가 대선 이후인 5월로 한달 연기했고, 8월에 발표한다고 했다가 급기야 9월에는 원희룡 지사가 보류를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고운봉 도시건설국장은 "지난 4월 5대 역점 프로젝트 발표 당시 5월께 주거복지 차원에서 택지개발 후보지를 발표하려고 했는데 대선이 있었고, 부동산 시장이 변화했으며, 새 정부가 들어서서 부동산 정책과 연계해서 검토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고 국장은 "새 정부 부동산정책이 도시재생뉴딜사업도 당초보다 늦어져 9월말에 발표되는 등 전체적으로 확정이 안돼서 늦어지고 있다"며 "지사께서 발표를 보류한 게 아니라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2015년부터 한다고 해놓고 2년이 다 돼서 택지개발 후보지(발표)를 보류한다고 하면 누가 행정을 믿겠느냐"며 "행정시에서 이미 화북이나 삼양 등 지역주민들에 설명회도 마친 상태에서 주민들은 후보지가 어디인지 다 알고 있는데 왜 발표를 늦추는 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홍 의원은 택지개발과 관련해 아라지구의 개발 방식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원 지사에 발언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홍 의원은 "지사께서 환지 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하고, 아라지구의 경우 개발이익을 토지주들이 가져갔다고 언급했다"며 "토지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용이 어려울텐데 도대체 왜 이런 발언을 하는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고 국장은 "사업시행방식에는 환지와 수용, 혼합방식이 있는데 환지 방식으로 하게 되면 공공임대주택 부지 마련에 한계가 있다"며 "아라지구의 경우 감보율이 올라가면서 150억원 이상 일반회계에서 예산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안창남 의원(삼양·봉개·아라동)도 "올해 4월 주거복지종합계획 발표 당시 택지개발과 관련해 제주시 7곳, 서귀포시 7곳 등 총 14곳을 발표하겠다고 했다"며 "주민설명회를 거치면서 삼양·봉개지역에서는 택지개발 예정지라고 부지가격이 100만원에서 300만~400만원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주택을 지을 곳이 없어서 자연녹지로 지금도 가고 있는데 지역주민 의견수렴까지 해놓고 택지개발 후보지를 발표하지 않고, 언제 될 지도 모른다"며 "이게 무슨 행정이냐"고 따져물었다.

그는 "택지개발 후보지는 이미 땅값이 오를 대로 오르고 있다. 이제와서 거긴 아니라고 하면 또 반발이 있을 것이다. 제발 예측가능한 행정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경학 의원(구좌·우도) 역시 "지사께서 부동산시장 활황과 난개발 방지를 위해 신규 택지를 공급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2년 이상 발표를 하지 않는데 대한 답변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사가 부동산 시장에 메시지를 주기 위해 택지개발 카드를 꺼냈고, 이제 조금 안정되니 안하겠다는 것이냐"며 "택지개발은 미래수요를 위한 것이다. 택지가 부족한 것이 과거 수년 동안 손을 놓고 있어서 발생했는데, 발표하지 않고 또 미루면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모양새가 된다"고 충고했다.

그는 "택지개발 후보지를 발표한다고 해서 당장 (개발)되는 것이 아니다. 미래 수요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정권이 바뀌어서 (새 정부의)부동산정책과 연계한다고 하는데 말장난에 불과하다. 행정의 기본은 신뢰다. 예측가능한 행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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