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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로부터 '사후 통보' 다반사...4.3평화재단 위상 추락

2017년 10월 30일(월) 10:55
이승록 기자 leerevol@naver.com
[4.3 70주년 D-1년] (10) 평화재단 '4.3 컨트롤타워' 기능 상실...출자출연기관 '발단' 

내년이면 제주4.3이 발발한 지 70주년이 된다. 1948년 미군정 하의 제주도에서 일어난 4.3참극은 3만 명에 가까운 인명이 희생된 사건이다. 세계사에서 전쟁 지역이 아닌 좁은 공간에서 이처럼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건은 없었다. 2003년 10월15일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가 채택되고, 대통령이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에게 공식 사과를 하면서 4.3문제는 전기를 맞게 된다.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제주의소리>가 △진상규명 △명예회복 △미국 책임 규명 △배·보상 △정신계승 등 4.3문제의 완전 해결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들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4.3 70주년 D-1년> 연중기획을 진행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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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평화기념관.
제주4.3평화재단이 탄생한 지 햇수로 10년이 됐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및 시행령에 따라 2008년 10월16일 만들어진 게 바로 제주4.3평화재단이다.

평화재단은 제주4.3평화기념관 및 평화공원을 운영·관리하고, 4.3사건의 추가 진상조사와 추모사업, 유족복지사업, 문화 학술사업, 국제평화교류사업, 행정기관이 위임 또는 위탁하는 사업을 맡고있다. 한마디로 제주4.3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주4.3 70주년을 앞둔 평화재단의 모습은 초라하기만 하다. 

2018년 4.3 70주년 국가추념일 사업을 총괄해야 할 재단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9월5일 오전 10시 제주도청에서는 '4.3 70주년 2018년 제주방문의 해' 선포식이 열렸다.

선포식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주도교육청, 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 4.3 70주년 기념사업회 등 민관이 함께 한 자리였다.

하지만 평화재단은 범국민위원회에도, 기념사업회에도 끼지 못했다.

2015년 제주도 출자출연기관으로 전환되면서 위상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출자출연기관 전환 과정에서는 논란이 분분했다. 

평화재단에는 당초 정부가 제주도민에 대한 집단적 보상금 형태로 500억원을 기부금 형식으로 출연키로 했지만 예산 문제로 500억원에 대한 이자 형태로 매년 2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재단에 기금으로 3억원을 출연하고, 운영비와 위탁사업비 등으로 매년 10억원 이상 보조해 왔다. 

2014년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제주도는 평화재단에 대해 출자·출연기관 전환을 요구했고, 재단 이사회는 반대하는 이사들이 사퇴하는 파행을 겪으면서 제주도 출자·출연기관 전환을 의결했다.

4.3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정부 차원의 공익 재단이 하루 아침에 제주도 산하 출자·출연기관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당시 양정심 재단 이사는 "4.3평화재단은 특별법에 의해 만들어진 정부차원의 공익적 기관"이라며 "출자·출연기관으로 고시되면 도 산하기관으로서 앞으로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국가 차원에서 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양 이사는 또 "운영비를 제주도에서 지원한다고 무조건 출자·출연기관으로 만드는 건 4.3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제주도 스스로 평화재단의 역할을 축소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평화재단이 제주도 출자·출연기관으로 전환된 후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4.3을 총괄해야 하는 재단이 사실상 도청 4.3지원과의 지시를 받고 있는게 현실이다.

4.3평화공원 3단계 사업은 평화재단이 배제된 채 제주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고, 재단은 제주도로부터 사후통보를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재단 내부 관계자는 "평화재단이 제주도 출자·출연기관으로 변모한 후 독자적인 사업은 물론 현재 진행되는 3단계 평화공원 사업도 제주도로부터 내려오는 공문을 받고서야 알 수 있을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평화재단 독립성이 그만큼 허물어졌다는 얘기다. 

차기 재단 이사장과 이사도 도지사의 입맛에 따라 선임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까지 재단 이사진은 4.3단체와 유족, 4.3 진상규명에 앞장서 온 운동가와 명망가 중심으로 구성됐지만 도 산하기관이 되면서 제주도의 입김이 그만큼 세졌다.

평화재단을 제주도 출자출연기관에서 정부 차원의 공익 재단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이미 4.3특별법 개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강창일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갑)이 지난해 대표 발의해 통과시킨 4.3특별법 제8조 2항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평화의 증진과 인권의 신장을 위하여 제주4·3사료관 및 평화공원의 운영·관리와 추가 진상조사, 희생자 및 그 유족의 생활안정 및 복지증진 등 기타 필요한 사업을 수행할 목적으로 설립되는 재단에 자금을 출연할 수 있다'고 재단 지원 근거 조항이 신설됐다.

4.3특별법 개정으로 출자·출연기관 해제 길이 열렸지만, 제주도의 움직임은 없다.

한 4.3 전문가는 "2015년에는 (재단 지원에 대한)법적 근거가 없어서 제주도가 평화재단을 출자·출연기관으로 강제로 고시했었다"며 "4.3특별법이 개정돼 지원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에 제주도는 평화재단을 출자·출연기관에서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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