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국․강충룡 야당의원들, 노형동 타운하우스 건설사업 “명의 토지주” 역할 의심

고희범 제주시장 내정자에 대한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시작부터 제주시 노형동 도깨비도로 인근 ‘타운하우스 분양사업’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고 내정자가 건설업자에게 이용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김희현)는 17일 오전 10시부터 고희범 제주시장 내정자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오전 청문회에서는 제주시 노형동 타운하우스 건설 및 분양사업과 협치를 가장한 보은인사 논란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2.jpg
▲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김황국(왼쪽), 강충룡 의원. ⓒ제주의소리

노형동 타운하우스 건설․분양사업에 대해서는 주로 야당 의원들이 저격수로 나섰다.

김황국 의원(용담1․2동, 자유한국당)은 “40억원이나 투자되는 사업인데, 해당부지는 해발 260m고지다. 이 부지는 최근 난개발 소지가 있는 곳”이라며 “고희범 내정자가 시공사와 지주공동사업을 했다고 하지만 이건 지주공동사업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또 “사업을 할 때 내정자가 여유자금 있었나. 100% 대출을 끼고 진행했다”며 “굉장한 도박이다. 건설업을 해본 제가 보기에 굉장히 위험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타운하우스 건설공사와 관련한 ‘부실’ 계약서도 도마에 올랐다.

김 의원은 “2015년 8월17일 건설공사 계약서라고 제출됐는데, 이게 계약서냐. 건설산업기본법을 보면 이런 계약서는 계약서가 아니”라며 “공사개요도 없고 착공기간, 계약금만 명시돼 있다. 이 자체가 업자가 내정자를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사실상 내정자는 명의만 빌려준 명의 토지주라고 밖에 안 보인다. (시공사의) 자금난, 제주정서상 분양 건도 있는 만큼 업자가 ‘고희범 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주장했다.

1.jpg
▲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고희범 내정자. ⓒ제주의소리
이에 대해 고희범 내정자는 “가능성만 믿고 뛰어든 사업인데, 돌이켜보면 정말 위험천만한 사업이었다고 생각한다. 분양 과정에서도 별로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건축행위를 하려면 관공서에 민원처리도 많이 해야 한다. 내정자가 있었기 때문에 일사천리로 진행된 측면이 있을 것이다. 제출된 자료를 봤을 때 굉장히 이용당한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강충룡 의원(송산․효돈․영천동, 바른미래당)은 고 내정자가 소유한 경기도 고양시 땅 문제와 관련해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경기도 고양시에 농지를 갖고 있는데, 지금 농사를 짓고 있느냐”면서 “농사를 짓고 있지 않으면 농지법 위반이다. 인정하느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고 내정자는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고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 뒤 “서울에 살면서 퇴직하면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에 외진 곳에 땅을 샀다. 그곳에서 13년간 살면서 농사도 지었다”면서 “그러다가 제주로 오게되면서 팔려고 했는데 팔리지 않아 여태껏 갖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 의원은 애월읍 유수암리 농지와 관련해서도 “자경을 위해 농지 100평을 구입했는데, 지금 농사를 짓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고, 고 내정자는 “가뭄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농사는 지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봉 의원(노형을)은 “타운하우스라고 하면 보통사람들은 고급 빌라를 연상한다. 재산이 있는 사람들의 세컨트하우스 개념”이라며 “노형동 축산마을, 부동산 광풍이 불면서 주택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어찌 보면 난개발의 주범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내정자의 과거 이력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 기회를 빌어 유감 표명할 의향은 없나”고 물었다

이에 고 내정자는 “미처 헤아리지 못해 심려를 끼친 점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분양받은 분들이 만족도가 높아서 다행이긴 한데, 돌이켜보면 대단히 위험천만한 일이었다고 본다. 제 인생에 좋은 기록으로 남을 것 같지는 않다”고 고개를 조아렸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