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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옷서점, 묵묵히 제주에 시를 입히다

2018년 10월 08일(월) 13:06
문준영 기자 moonsoyo@jejusori.net

[클낭 2018] 시(詩)를 사랑하는 제주도민들의 사랑방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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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옷서점에서는 티셔츠, 포스터, 현수막, 음반 등 다양한 '제주시인굿즈'를 만나볼 수 있다. ⓒ 제주의소리

작년 4월 1일, 만우절 날 거짓말처럼 문을 연 시(詩) 전문 서점 ‘시옷서점’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지트가 됐다. 시 창작 강좌와 모임이 꾸준히 진행되고 작가 특강과 북콘서트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시 아라동 주택가 한 켠에 위치한 작은 독립서점은 조금씩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점의 주인인 현택훈, 김신숙 시인 부부는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까이서 시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꿈꿨다. 제주시인들의 소중한 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마음도 커졌다.

소셜벤처의 탄생을 돕는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2017 제주 클낭 프로젝트’에 도전했던 이유였다. 이들은 시인들이 쓴 아름다운 문장들을 여러 생활용품에 활자로 입히는 ‘제주 시인 굿즈(goods)’라는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진심어린 발표로 클낭 챌린지에서 최종 3인에 선정됐다. 현 시인은 여전히 작년 10월 마지막 발표를 기억한다.

“유형 뿐 아니라 무형의 도움도 컸어요. 클낭을 통해 이야기가 알려지자 사람들이 ‘뭔가 해보려고 하는가보군’하면서 시옷서점을 신뢰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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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택훈 시인이 인터뷰 직후 시옷서점 앞에서 시 활짝 음반 '너에게 닿고 싶은, 시'와 이번에 복간된 강덕환 시인의 '생말타기'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 제주의소리

탄력을 받은 시옷서점은 도서출판 한그루와 공동 프로젝트 ‘리본시선’을 시작했다. 의미있는 시집들이 절판돼 사라지는 게 안타까웠던 까닭이다. 그렇게 1992년 지역출판문화운동의 일환으로 펴냈던 강덕환 시인의 시집 <생말타기>를 복간했다.

시를 입힌 티셔츠, 시가 담긴 수건을 만들었다. 500원을 넣으면 캡슐 안에 시가 담겨 나오는 시 자판기는 제주독서문화대전에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제주 시인들의 시를 노랫말 삼아 제주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부른 곡 들을 담은 음반 ‘너에게 닿고 싶은, 시’를 발매하기도 했다.

두 명의 여성 청소년이 펴낸 ‘십팔시선’은 시옷서점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한 고등학생은 ‘시를 쓰기만 하면 대회에서 상을 받게 돼 주변에서 시인이 되라는 부추김이 심하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얼마 뒤 찾아 온 어느 학교 밖 청소년은 ‘시를 너무 절절히 좋아한다’는 마음을 꺼내놓았다.

현 시인은 이 두 명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해줬고, 둘은 의기투합해 시집을 내놓았다. 디자인부터 구성까지 모두 이들이 스스로 만들어냈다. 시옷서점이 스스로 만든 출판사 ‘종이울림’의 1호작이다.

“어느 심사나 대회에서도 볼 수 없던 독특한 개성이 있었어요. 지금 이 시기의 감성을 저장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이 친구들이 계속 시를 쓴다고 해도 찾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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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옷서점에서는 티셔츠, 포스터, 현수막, 음반 등 다양한 '제주시인굿즈'를 만나볼 수 있다. ⓒ 제주의소리

시옷서점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주시인들의 시를 더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등단, 비등단을 가리지 않고 제주시인들이 함께 ‘시린 발’이라는 잡지를 만들 계획이다. 문예지에 시를 실을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힘들다면 우리가 직접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웹진이 될지 월간지가 될지는 모르지만 오광석, 김신숙, 안민승, 홍임정, 김지희, 이재, 김진철, 허유미 시인 등이 벌써 마음을 모았다.

천천히, 조금씩 나아가고 있지만 사실 시옷서점의 매일매일은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독립서점이 마주한 현실은 당장 생존이냐 아니냐의 절박함과 가깝다. 시옷서점은 클낭 프로젝트를 통해 초창기 기반을 다졌고, 선배 시인 오광석의 배려로 주택 1층에 저렴한 임대료로 입주해있지만 10년, 20년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그래서 고민도 유혹도 많다. 하지만 시옷서점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까이에서 시를 만나는 원래의 지향점을 끝까지 지키려 한다.

“커피와 술을 팔아야 하나, 심야식당을 해야하나 유혹도 많았죠. 하지만 장사가 안되더라도 ‘시집만 파는 서점’이란 걸 지키고 싶어요. 하루에 손님이 한 명 올까말까하더라도 조용히 시집을 둘러볼 수 있는 공간으로 남고 싶어요. 묵묵하게 시 쓰는 분들이 모여서 돌아가면서 시를 읽고 나누는 작은 낭독회가 열리고, 시인이 좋아하는 영화를 상영하고 그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곳이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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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옷서점.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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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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