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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욕창, 이상행동...동물원 코끼리의 현실

2018년 12월 03일(월) 10:17
김란영 jejuhut21@naver.com
지난 16일 제주도 도시건축공동심의위원회는 투자진흥지구 지정이 취소됐던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에 대한 조건부 수용 결정을 내렸다. 계획이 추진되면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곶자왈 일대 58만㎡(약 17만평) 부지에 사자·호랑이·코끼리 등의 맹수 관람시설과 4층 규모의 호텔 120실(9413㎡), 동물병원 등이 들어오게 된다. 곶자왈의 생태적 민감성을 고려할 때 최종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시점이 10년을 넘겨서 환경영향평가 없이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위적이고, 한정된 공간에서 제주지역 기후와 환경에 맞지 않는 야생동물을 전시하게 될 동물원이 들어오게 된다. 도내에서도 동물원 찬성과 반대의 입장 차이가 있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동물원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가 연재 중인 '코코어멍 동물愛談'에서 그 이유를 세 번(27~29회)에 걸쳐 풀어보고자 한다. [필자 주]

[코코어멍 동물愛談] (28) 전 세계 동물원에서 코끼리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해 11월 미국 동물보호단체 ‘비인간권리프로젝트(Nonhuman Right Project)’는 코끼리 뷸라, 카렌, 미니의 인신 구속을 중단하라는 청원서를 미국 코네티컷 고등법원에 제출했다. 그들은 자연에서 태어나 누군가에게 밀렵된 아프리카코끼리다. 청원서는 코끼리의 감금을 즉각 멈추고 미국 야생 코끼리 안식처인 ‘아크 2000’으로 보내라는 내용이다.

청원 이유는 코끼리들이 구금된 상태에서 30년 동안 서커스나 광고, 뮤지컬, 체험학습 등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끼리는 매우 사회적인 고도의 감정적 지각 능력을 갖춘 동물로, 사물(thing)이 아닌 인격체(personhood)로 동일하게 간주해야 한다고 알려진다. 비인간권리프로젝트는 코끼리의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요구에 ‘뭐, 동물보호단체니까’라고 넘겨버릴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영국의 에든버러 동물원은 ‘코끼리는 가두어 놓는 것이 코끼리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더 이상 코끼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런던 동물원, 캐나다 토론토 동물원, 아르헨티나 멘도자 동물원 등은 코끼리 보호구역인 야생공원으로 그들을 보냈다. 디트로이트 동물원을 포함한 미국 5개 주요 동물원은 코끼리 우리를 폐쇄하는 결정을 내렸다. 관람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끼리가 없는 동물원은 곧 수익성 감소를 의미한다. 그럼에도 왜 그 많은 유명한 동물원들은 코끼리를 거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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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외를 아무 의미 없이 반복적으로 들락거리며 전형적인 정형행동을 보이고 있는 대구동물원 코끼리. 정형행동(定型行動, stereotyped behavior)은 틀에 박힌 것 같은 반복되는 행동을 말하며 격리 사육하는 동물이나 우리에 갇힌 동물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인간의 경우 자폐증아동의 행동특징에서 이러한 정형행동을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동물원 동물권 단체 ‘동물을 위한 행동.’ 제공: 김란영. ⓒ제주의소리

론 케이건 미국 디트로이트 동물원 원장은 2004년 44살 코끼리 완다와 50살 윙키의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사육사, 동물원 큐레이터 등 동물원에서 35년 동안 일한 동물원 전문가다. 동물원은 버려지거나 압수된 외래종 동물을 위한 동물보호구역으로 사용해야하며, 동물복지 교육센터가 필요하다는 등 끊임없이 동물원 내 동물복지를 주장했던 인물이다. 

그는 완다와 윙키를 위해 최고의 사육사를 고용하고, 우리의 환경을 개선했다. 그러나 하루 60km 이상 여행하는 코끼리에게 축구장 보다 작고 먼지가 날리는 우리는 역부족이었다. 그들은 계속 몸을 앞뒤로 흔들며 몇 걸음 가더니 이내 방향을 바꿔서 주변을 서성였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관절염으로 매일 항생제와 진통제를 먹었다. 이런 질환은 야생 코끼리에게는 없고, 오직 동물원 코끼리에게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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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에서 열대 아시아까지 전 세계 동물원을 1000번 이상 탐방한 동물보호운동 활동가 ‘로브 레이들로’의 책 《동물원 동물은 행복할까?》의 표지. 사진: 김란영. ⓒ제주의소리

그는 코끼리에게 동물원은 매 순간이 고통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결국 론 레이건 원장은 완다와 윙키를 위해 결단을 내린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코끼리의 습성에 맞게 여러 친구가 있는 넓은 초원과 숲이 우거진 4만평(13만2231㎡) 규모의 ‘아크2000’로 그들을 보내게 된다. 그곳은 동물원에 갇혀 지내던 야생동물의 보호구역으로 무엇보다도 겨울에도 따뜻하다. 

연구자들은 코끼리를 ‘비인간 인격체’라고 부른다. 동료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의 죽음까지 애도하는 깊은 감수성을 가지고 있으며, 친절한 눈인사를 잊지 않고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굉장히 지적인 존재가 바로 코끼리다. 이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던 론 레이건 원장은 81년 동안 유지했던 디트로이트 동물원 코끼리 전시관을 완전히 폐쇄했다. “진정 코끼리를 위하는 일은 그들을 소유하지 않는 것”이라며 조금 더 일찍 그들을 보내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했다. 

그는 동물원을 우리 안의 자비심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함께 사는 다른 존재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곳이자, 동물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곳으로 동물원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의 확고하고 따뜻한 결정으로, 오늘날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많은 동물원들은 더 이상 새로운 코끼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야생보다 1000배 이상이나 좁은 동물원을 떠나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그들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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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치앙마이에 위치한 12만평(40만㎡) 규모의 ‘코끼리 자연공원.’ 갖은 학대로 얼룩진 코끼리들을 치유하고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곳으로 전 세계 관광객들이 그곳을 찾아 봉사하며 치유를 받는다. 사진 출처 : 코끼리 자연공원(Elephant Nature Park).

그렇다면 국내 동물원 코끼리는 어떨까? 국내 동물원에 사육되는 20마리의 코끼리 상황은  열악하기만 하다. 동물원 동물권 단체인 ‘동물을 위한 행동’에서 2년 반 동안 국내 동물원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한 결과 코끼리 20마리 중 새끼를 제외한 성인 코끼리 19마리에서 100% 이상행동을 보였다. 모두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이는 단순 행동(정형행동)을 되풀이한다. 특히 열대지방의 야생동물인 코끼리의 겨우살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야생과 유사한 환경으로 조성된 실내 시설을 갖춘 동물원은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다. 

코끼리는 북극곰, 돌고래, 유인원 등과 더불어 동물원에서 사육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동물로 꼽는다. 연구자 앨런 루크로프트는 “딱딱하고, 차갑고, 찬바람이 들어오며 축축한 바닥은 코끼리로 하여금 관절염, 발 종기, 엉덩이 및 고관절의 욕창을 가져온다. 콘크리트 바닥에 무릎을 꿇게 됨으로써 무릎 관절에 종창이 종종 발견된다”고 밝힌 바 있다. 추운 겨울과 장마철에 그들이 머물게 되는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내실은 습도에 약한 코끼리를 더욱 병들게 하는 환경일 뿐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국내의 동물관련 법으로 그들을 보호할 수 있을까?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등 어디에도 코끼리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힘들다. 사육시설 설치기준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끼리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이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멸종위기종인 사자, 호랑이에게는 그나마 4평(14m²) 남짓 사육시설 설치기준을 적용하지만 멸종 위기에 처한 코끼리의 사육시설 설치기준은 어떠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이 거대하고 경이롭고 아름다운 동물에게 가해지는 반복되는 문제의 고리를 끊고, 그들의 친구가 될지 혹은 여전히 고통 속에 그들을 방치하며 소유를 부추길지…. 제주는 지금 갈림길에 서있다. 위기에 처한 그들의 신호에 우리는 무엇으로 응답해야 할까? 

영상: 코끼리 자연공원의 아기 코끼리 ‘나반’과 그의 가족들
‘코끼리 자연공원’의 마스코트 아기 코끼리 ‘나반’과 그의 가족의 행복한 일상. 나반은 캄보디아어로 ‘황금빛’이란 뜻이다. 진짜 황금을 보는 듯 세상이 환해지는 놀라운 상상을 하게 된다.

코코어멍 김란영은 제주관광대 치위생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단짝 친구인 반려 강아지 코코를 만나 인생관이 완전 바뀌었다고 한다.           

동물의 삶을 통해 늦게나마 성장을 하고 있고, 이 세상 모든 사람과 동물이 함께 웃는 날을 희망하고 있다. 현재 이호, 소리, 지구, 사랑, 평화, 하늘, 별 등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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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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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생각 2018-12-06 00:02:33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좁고 협소한 곳에 있으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는것 같고 한마디로 폐쇄 공포증처럼 나를 짖누른다.
하물며 제주땅보다 더 넓은 곳을 돌아다니는 코끼리가 동물원안에 있게되면 혹 나와 같은 증상이 있겠다 라는
그런 생각을 해 본다..사람한테 고향이 좋듯 코끼리에게도 고향이 젤 좋을거라 그런 생각한다..
22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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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elian10 2018-12-04 13:26:30    
코끼리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결정하였으면 좋겠다.우리 인간도 졻은 공간에서 오래 생활하다보면 정서적으로 불안해지면거 스트레스 받고 병든다
동물도 마찬가지이다.그들도 우리와 같은 생명과감성을 갖고 있다.특히 코끼리는 채식덩물로서 더 민감하다고 알도 있다.제발 인젠 우리의 눈요기 만족감을 위하여 동물들을 우리의 희생양으로 만들지 말자.그리고 이런 좋은 글을 써 올리는 코코어멍한테 고마움을 느낀다.동물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더 많은 코코어멍같은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바랄뿐이다.
118.***.***.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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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모 2018-12-03 18:16:05    
코끼리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가득한 기사네요! 동물원이 없는 것이 제주도의 자랑이 되기를 바랍니다.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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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인 관계 2018-12-03 16:19:50    
다친 펭귄을 치료하고 회복한 후 인간과 펭귄에 대한 끈끈한 우정이 그려진 이야기를 유트브에서
보며 모든 생명에는 감성이 있구나
느끼며 다시한번 생명의 존귀함에 대하여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코끼리에 대하여 쓴 작가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도 다름 아니리라.
생명의 존귀함에 대하여
그리고 모든 관계에 대하여는
수평적인 배려가 동반되어야 된다는
사실.
응원하고 공감합니다.
1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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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부스러기 2018-12-03 15:45:08    
관광객에게 웃음을주던 제돌이(돌고래)동물학대라고해서 풀어놓니까 자유스럽게 제주바다를 헤엄쳐다닌다는 기쁜소식이 종종들린다 사파리월드 개장해서 조금있으면 동물학대동물학대라고 할텐데......
27.***.***.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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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방 2018-12-03 13:06:42    
제주도에 동물원 아니고도 볼것이 넘쳐난다
전세계적으로 이렇게 좁은 지역에 관광시설이 밀집된 곳이 있나?

억지로 만드는 것은 아프리카 박물관이나 그리스 박물관이면 족하고
괜한거 만들 생각말고
있는 관광 시설이나 관리해라
11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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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2018-12-04 08:39:59    
아프리카 박물관 그리스 박물관 도대체 뭐하는덴가요? 평생 살아오며 한번도 안가봤는데... 그리고 제주도에 스위스마을 이딴건 왜 생기는지..
1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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