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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서 살아돌아온 시각장애인의 에베레스트 등정기

2019년 01월 09일(수) 15:15
한형진 기자 cooldea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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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태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 홍보대사 《엉금엉금 에베레스트》 발간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장애를 안고, 지진이 덮친 에베레스트 중턱에서 우여곡절 끝에 살아 돌아온 생생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송경태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 홍보대사는 최근 자신이 쓴 책 《엉금엉금 에베레스트》(따뜻한손)를 발간했다.

이 책은 저자가 ‘한국산악회 창립 70주년 기념’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참여하면서 지난 2015년 4월 7일부터 5월 1일까지 겪은 에베레스트 등정기다.

손 대사는 장애인 최초로 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까지 세계 4대 극한 마라톤을 완주하고 안나푸르나와 킬리만자로 등의 고산을 등정한 철인이다. 이번 에베레스트 등정은 해발 6100m 캠프 원을 눈앞에 뒀지만 때 마침 네팔 대지진이 덮치면서 목숨을 걸고 철수해야 만 했다.

《엉금엉금 에베레스트》는 책 제목과 달리 힘겨웠던 순간이 생생하게 녹아있다. 대지진을 만나 얼음지대가 무너지고 절벽 길을 오르내리는, 말 그대로 ‘생사의 갈림길’을 고스란히 풀어낸다. 볼 수 없지만 귀와 몸으로 느꼈던 저자의 공포감은 독자에게도 전달된다. 

“피시식 쏴아!”
얼음기둥 무너지는 소리가 연달아 들려왔다. 눈폭풍도 그치지 않고 불어 닥쳤다. 눈사태였다. 그것도 대형이라 피해규모가 엄청날 것이다. 눈폭풍의 위력이 얼마나 강하던지, 게섭(셰르파)과 껴안고 있던 몸이 날아갈 것 같았다. 
어떤 태풍이 이렇게 강력했던가? 블리자드의 위력이 이보다 강했던가? 머릿속이 하얘져서 도무지 옛날 기억을 끄집어낼 수가 없었다.
 - 《엉금엉금 에베레스트》 가운데

게섭의 안내와 경고는 그칠 줄 몰랐다. 삼중화를 신으면 발목이 잘 접히지 않는다. 무릎 꿇기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힘들여 양 무릎을 꿇고 눈 속에 파묻힌 사다리를 손으로 더듬어 찾았다. 사다리가 많이 출렁거렸다. 그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않았다. 영하의 날씨임에도 등짝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흘러 내렸다. … 오로지 살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일관했지만, 체력이 방전돼 자꾸 눈꺼풀이 감겼다.
 - 《엉금엉금 에베레스트》 가운데
저자는 책머리 소개 글에서 “금방 집어삼킬 태세로 아가리를 벌린 크레바스들, 엄청난 추위와 공포감, 심장을 쥐어뜯는 호흡 곤란, 두통과 토사곽란…내 생애 가장 큰 역경과 마주했을 때 나는 최악의 컨디션이었다. 아니 그 이전에, 20분만 늦게 아이스폴을 통과했더라도 우리는 쩍쩍 갈라진 얼음구덩이로 빠져 생사를 알 수 없는 조난자 신세가 됐을 것”이라며 “벌써 3년 반이 더 지났지만, 그 당시 기록을 펴내면서 나는 새로 얻은 삶을 더 정직하고 더 친절하고 더 성실하게 살겠다고 다짐했던 그 때 그 마음자세를 되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 송경태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 홍보대사.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저자는 육근 이등병 시절 수류탄 폭발사고로 시력을 잃은 1급 국가유공자다.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 관장으로 일하며 사단법인 헬렌켈러복지회 이사장 겸 전북장애인신문 발행인 등을 맡고 있다. 사회복지학 박사이자 등단 작가로 몇 권의 저서를 가지고 있다.

에베레스트 도전을 높이 평가받아 2016년 1월 엄홍길도전상을 수상했다.

<제주의소리>가 지난 2008년부터 국내에선 처음으로 ‘기부와 나눔’을 모토로 개최한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의 홍보대사를 맡아, 마라톤을 통한 기부문화 확산에도 꾸준히 힘을 보태오고 있다.

279쪽, 따뜻한손,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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