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주에는 봄이 오고 있다. 제주의 봄은 늘 희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주의 4월은 너무 아프지만 그 아픔을 화해와 상생으로 겨우 이겨내고 있는 제주4.3이 있다.

제주 4.3의 대표적 사건으로 김익렬과 김달삼의 평화 협정이 있었다.

이때 합의 내용은 ①72시간 내에 전투를 완전히 중지하되 산발적으로 충돌이 있으면 연락 미달로 간주하고, 5일 이후의 전투행위는 배신행위로 본다 ② 무장해제는 점차적으로 하되 약속을 위반하면 즉각 전투를 재개한다. ③ 무장해제와 하산이 원만히 이루어지면 주모자들의 신병을 보장한다 등이었다.

그 협정을 무참히 깨고 제주시 오라리 방화 살인 사건을 일으킨 우익 청년단체들을 사주한 것은 누구였던가?

이 문장은 미군정의 제주 사령관 브라운 대령이라는 인간의 외침이다.

“원인에는 흥미 없다. 나의 사명은 오직 진압뿐”
(“I’m not interested in the cause of the uprising, My mission is to crack down only.”)

다음의 문장은, 이로부터 74년이 지난 오늘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대구시장 홍준표라는 인간이 자신의 SNS에 올린 외침이다.

“이러다가 다시 좌파가 집권하면 이번에는 제주양민 희생을 추모하는 4.3평화공원에 북한 애국열사능에 묻힌 김달삼 동상도 세울려고 시도할 수도 있겠네요. 외눈으로 세상을 보지 말고 두눈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이 평온해 집니다.”

제주에는 70만명의 도민이 140만 개의 눈으로 제주4.3을 보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수천만 개의 눈으로 제주4.3과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보고 있다. 그래서 좌파 우파의 눈이 아닌 국가의 폭력에 의한 무고한 희생자들 한의 눈으로 평화를 겨우겨우 만들어 내고 있다. 그래서 아주 조금씩이라도 평온해지고 있다. 평온해지고 있는 역사 속 희생의 아픔들을 헤집는 행위를 통해야만 권력을 유지하는 무개념 정치인들의 난장판인 오늘이 아프다. 

홍준표 시장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홍준표 대구시장님, 당신은 외눈이던 두 눈이던 세상을 보지 말아 주십시오. 그러면 세상이 평온해질 것입니다.”

홍준표 정도의 무도한 역사인식을 가지고 대구시장이라는 권좌에 앉아있는 소인배 정치인들이 아직도 언론에 등장하고 있는 현실이 아프다.

주권자인 백성들을 비분강개토록하고 세금으로 녹을 받을 자격이나 있는가?

문윤택 제주다담포럼 대표.
문윤택 전 제주국제대 교수(언론학 박사).

민중의 한이 서린 잔인한 4월이 다가오는데, 피눈물로 싸워 지켜낸 민주주의와 평화를 짓밟으려는 반역의 무리들은 무덤 속에서도, 아니 무덤에도 묻히지 못한 희생자들이 다시 일어나서 반드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겨우 추운 겨울을 버텨내고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제주도민의 마음들에, 다시 한번 피맺힌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자 누구인가? / 문윤택 전 제주국제대 교수(언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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